술집 근처 화장실서 용변을 보던 여성을 훔쳐본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회사원 A(35)씨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술집 부근에서 실외화장실로 들어가는 B(26, 여)씨를 따라 들어갔다. A씨는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B씨가 용변을 보는 칸의 바로 옆 칸에 들어가 칸막이 사이의 공간으로 머리를 들이밀어 훔쳐보다가 적발되었고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적목적 공공장소침입) 위반'으로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공중화장실'이나 '목욕탕'에 침입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규정"이다.

재판이 벌어졌고 A씨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놀랍게도 '무죄'였다. A시가 무죄를 받은 이유는 공중화장실의 개념 때문이었다. 공중화장싱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공중화장실'은 "공중화장실(공중이 이용하도록 제공하기 위해 국가, 지방자치단체, 법인 또는 개인이 설치하는 화장실), 개방화장실(공공기관의 시설물에 설치된 화장실 중 공중이 이용하도록 개방된 화장실), 이동화장실, 간이화장실, 유료화장실들을 말한다. 

남성이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더라도 그 장소가 술집 화장실 같이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화장실이라면 '성범죄'로 처벌할 수 없게 되는 것. 

A씨 측은 이 점을 노렸고 "술집 부근 실외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이 아니다"라며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사건 장소가 "성적목적 공공장소 침입 법률의 적용을 받는 '공중화장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공중화장실, 개방화장실, 이동화장실, 간이화장실 현황에는 이 사건의 화장실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 화장실은 술집 영업시간에 맞춰 개방,폐쇄해 술집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 손님을 위해 제공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결국 공중화장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법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국민 정서와는 어긋나는 판결이어서 판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