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가족들은 '피해자'편에 서서 고인을 비판한 일부 여성운동가들에 대해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 강난희씨 "남편, 돈 잘 벌어 건물도 샀지만 시민운동가 된 뒤 모두 기증" 

고 박 전 시장 측 법률 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는 20일 고인이 빚만 남기게 된 이유에 대해 가족들과 나눈 이야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했다.

고인의 부인 강난희씨는 "(남편이 변호사로 일하면서) 돈 잘 벌었다. 건물도 사고 그랬다"면서 "하지만 1994년 전업 시민운동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집에 생활비를 전혀 갖고 오지 않았고 건물들도 전부 기증해 버렸다"고 했다.

이후 생활을 강씨가 책임지고 꾸려나갔다는 것.

◇ 고인의 딸 "아빠 빚까지 내 여성단체분들 도움줬는데…어떻게 이럴 수가" 

강 변호사가 "매년 수천만원씩 주는 포스코 등 대기업 사외이사를 많이 맡고 10년 동안 서울시장을 했지 않는가, 그런데 재산이 없다?"라고 의문을 나타내자 고인의 딸은 "아빠 주위에는 항상 도와달라는 분들이 많았고 아빠는 그런 분들에게 빚까지 져가며 모두 퍼주는 바람에 빚만 남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딸은 "(그렇게 도움을 받은 분) 중에는 여성단체 분들도 있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는데 그분들이 어떻게 우리 아빠한테…어떻게 그럴 수가(있는가)"라며 말을 잊지 못해 정 변호사도 "더 이상 묻지 못했다"라며 고 박원순 전 시장을 그런 사람이라고 했다.

◇ 박원순 빚만 6억9091만원 남겨…가족들, 상속포기 신청 

지난해 3월 공직자윤리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고인의 신고재산액은 '빚만 6억9091만원'이었다. 고향 창녕에 토지(7500만원)와 예금(3700만원)도 있지만 부채가 8억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이에 2020년 10월 6일 자녀들은 '상속포기', 부인 강난희씨는 한정 승인 신청을 법원에 냈다. 상속포기는 재산과 빚 모두 물려받지 않겠다는 의사, 한정승인은 물려받은 재산 범위내에서만 빚도 물려 받겠다라는 법적 표현이다.  

민법에 따르면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 여부를 결정토록 돼 있다. 이를 지나칠 경우 빚도 그대로 상속 돼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