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익명성 뒤에 숨어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을 공유하는 그룹 채팅방들을 운영해 온 30대 남성이 실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 배포 등)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0)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명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5개월 간 익명성이 보장되는 SNS인 텔레그램에서 모두 8개의 그룹 채팅방을 운영하며 60여 명의 회원을 관리해 왔다.

회원들로 하여금 매일 밤 10시 각자 속한 그룹 채팅방에 출석해 미성년자 성착취물이나 허위 영상물(딥페이크), 도촬물, 음란물 등을 게시하도록 하는 식이었다.

이 때 A씨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휴대전화로 연예인들이나 본인 또는 회원들의 주변인들 얼굴 사진에 나체 사진을 합성하거나 이미 나체 사진과 합성된 촬영·영상물의 화질을 선명하게 가공하면서 무려 727개의 사진을 만들기도 했다.

이는 자신이 운영하는 여러 그룹 채팅방에 수시로 공유하거나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실제 A씨는 지난 3월8일 회원 B씨로부터 3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 핀 번호를 받고 이튿날 B씨에게 미성년자 성착취물 930개, 음란 사진·동영상 1241개를 보내줬다.

재판부는 "범행의 내용, 성착취물 등의 개수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또 피고인이 제작·공유‧거래한 성착취물 등이 불특정·다수인에게 유포됨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어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동종 범행으로 1회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는 있으나 성범죄나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피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애정과 향후 보살핌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