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자질이 없는 것 같다.

인천의 한 목사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7단독 황성민 판사는 업무상횡령 및 무고 혐의로 기소된 62세 남성이자 목사인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심지어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A씨가 단순히 성적인 이유로 돈을 빼돌린 이후 남에게 그 죄를 뒤집어 씌우기까지 했다.

A씨의 사건은 지난 2014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인천 남동구에 소재하고 있는 한 교회의 담임목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일주일 동안 총 네 차례에 걸쳐서 교회의 돈을 인출했다. 총 1,862만원이었다. 이 중 250만원을 교회 재정에 넣었고 나머지 금액을 빼돌렸다.

A씨가 돈을 빼돌린 이유는 황당했다. 당시 A씨는 해당 교회의 성도였던 여신도 B씨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 B씨와 데이트 등 불륜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지자 A씨는 교회 돈에 손을 댄 것. 이는 업무 상 횡령 혐의에 해당되는 범죄 행위였다.

A씨는 교회의 재정 관리에서 허술한 점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담임 목사로 교회 업무 전반을 총괄 관리했다. 물론 재정에 대해서는 A씨 혼자 관리하는 것이 아니었다. 교회의 재정부 소속 교인들이 주로 관리했다. 하지만 A씨는 이와 별개로 입금되는 교회 자금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왔고 이 돈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해당 교회의 담임 목사로 근무하던 A씨는 2014년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B씨와의 불륜 관계가 들통나는 바람에 담임 목사직에서 면직된 것. 하지만 당시에는 횡령에 대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았다. A씨의 행각이 제대로 알려진 것은 4년 뒤였다. 2018년 후임 담임 목사가 업무 상 횡령죄에 해당하는 부분을 발견한 것.

A씨는 고소 위기에 놓이자 엉뚱한 짓을 저질렀다. 교회로부터 고소를 당해 처벌 받을 위기에 처해지자 오히려 B씨를 허위 고소한 것. 돈을 빼돌린 것은 자신이 아니라 불륜 관계였던 B씨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허위로 드러났고 이로 인해 무고 혐의가 추가돼 법정에 서게 됐다.

재판부 측은 A씨에게 엄중한 일침을 날렸다. 재판부는 "교회 목사로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교회자금을 횡령했고, 불륜상대방을 허위로 고소하기도 했다"라면서 "무고 범행은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고, 피고인은 법정에 이르러서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며 업무상 횡령 돈을 변제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징역 1년이라는 비교적 적은 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다만 무고로 인해 피무고자들이 구속되거나 기소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횡령에 거짓말까지 일삼은 목사의 최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