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국가대표 감독이 유죄를 선고 받았다. 최근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이진웅 판사는 업무방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애인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 60세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장애인 대표팀에 부정한 방법으로 비장애인 선수를 기용했기 때문.

A씨의 사건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다. A씨는 장애인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그는 장애인복지법의 허점을 노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선수를 선발했다. 장애인복지법에는 시각장애등급을 받지 않은 선수들도 시각장애 유도 선수로 등록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국내에서 활동할 수는 있지만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는 어려웠다. 국제시각장애스포츠등급에 부합하는 기록을 발급 받아야 한다. 이는 안과의사가 검진한 다음 의무기록을 발급하게 된다. 국가대표는 이렇게 국제시각장애스포츠등급을 받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발하게 된다.

A씨는 시력이 좋지는 않지만 국제시각장애스포츠등급을 받기 어려운 선수들과 계획을 짰다. A씨는 선수들에게 "병원에 들어갈 때부터 내 팔을 잡으면서 이동하고, 시력검사를 할 때 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라"고 하는 등 안과의사를 속이기 위한 지시를 내렸다.

이렇게 A씨가 데려간 선수들은 안과에서 허위 검사를 받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시각장애스포츠등급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수들은 유도 국가대표에 선발돼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A씨가 선발한 선수들은 2018년 자카르타 장애인 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 패럴림픽 등에 출전해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 포상까지 받았다. 선수들은 130~4,200만원의 정부 포상금 등을 받았고 감독 A씨는 총 1,546만원을 챙겼다. 하지만 알고보니 부정한 방법으로 거둔 성과였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직분과 책임을 망각하고 어린 선수들에게 선수선발의 공정성을 해하는 행위를 종용해 장애인 스포츠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라면서 "선수들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 등을 이용해 허위 시력검사를 유도하는 등의 행위는 지도자로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A씨와 함께 법정에 선 유도 선수 13명에 대한 판결도 내렸다. 2명은 무죄를 받았고 8명은 벌금 3~700만원이 선고됐으며 3명은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증거의 신빙성과 공정성 훼손의 중대성에 따라 재판부는 선수들마다 각각 다른 선고를 했다.